일상이야기/공연이야기

🎭 창작뮤지컬 치매식당 리뷰

스콜79 2025. 4. 26. 00:17

치매식당

기억을 잃어도, 인간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커피를 시켰는데 오렌지주스가 나왔어요.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따뜻했어요.”

‘치매’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워지곤 하죠.
그런데 대학로에서 만난 창작뮤지컬 <치매식당>은 그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풀어낸 작품이었습니다.

지구인아트홀
치매식당


🍽 실제 사례에서 출발한 이야기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라는 이름의 실존 식당이 있습니다.
경증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이 종업원으로 일하는 이곳은, 실수도 웃음으로 넘기며 새로운 소통을 시도하는 공간입니다.

<치매식당>은 바로 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입니다.


👥 인물 관계와 이야기의 시작

  • 명찬 –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
  • 손옥 – 마찬가지로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
  • 세정 – 두 어르신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젊은 매니저
  • 기자 – 식당을 돕고, 관찰하며 기록하는 역할
  • 손님 – 이 식당에 변화를 일으키는 인물

이 식당의 콘셉트는 이렇습니다:

“커피를 시키면 오렌지주스가 나오고, 블루베리 스무디를 시키면 쌍화차가 나오는 곳.”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곧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인간다움을 느끼게 됩니다.


🚪 식당에 찾아온 손님, 그리고 이야기의 전환

하루는 낯선 손님이 식당을 찾습니다.
그는 단순한 손님이 아닌, 치매 어르신들을 이용하려는 의도를 가진 인물입니다.

보험 사기, 방문판매, 강도까지... 하지만 명찬과 손옥은 결코 당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오히려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죠.


🎵 음악과 무대

무대는 식당 내부를 단순하고 담백하게 구현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과장 없이, 진짜 삶을 바라보는 듯한 리얼함을 담고 있습니다.

뮤지컬 넘버들은 장면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며, 관객의 마음에 깊이 스며듭니다.


 

✍️ 관람 후기

<치매식당>치매를 슬픔이나 두려움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속에서도 웃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보여줍니다.

“잊어도 괜찮아.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테니까.”

관객으로서 저는, 그 따뜻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 마무리하며

<치매식당>은 단지 치매 환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잊고 사는 것들,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공연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면, 주저 없이 다시 보러 갈 것입니다.
다시 커피를 시키고, 오렌지주스가 나와도 웃으며 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